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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포인트]권투계 내분에 신인왕전 개최 ‘가물가물’

입력 | 2010-01-29 03:00:00


인기 하락으로 가뜩이나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국내 프로복싱의 등용문인 신인왕전이 내분으로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까지 35차례 열린 신인왕전은 한국인 복서로는 최초로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장정구를 포함해 13명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한 스타의 산실이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지난해 10,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신인왕전 주최권을 입찰에 부쳤다. 그러나 프로모터가 나서지 않아 유찰됐다. 신인왕전을 치르려면 선수 대전료와 상금, 체육관 대관료 등을 포함해 1억5000만 원가량이 든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KBC는 “프로모션 개최가 힘들다면 대회 규모를 줄이고 김주환 회장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3월쯤에는 신인왕전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일이 또 꼬였다. 일부 권투인들이 김모 씨를 대표 신청인으로 해 사재 출연을 약속한 김 회장의 직무 집행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최근 법원에 낸 것. 김 회장을 선출한 지난해 10월 23일 KBC 임시총회 결의가 절차상 정관에 어긋나기 때문에 회장 선출 자체가 무효라는 게 가처분신청 이유다. 이 소송에는 지난달 KBC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전 세계챔피언 유명우 씨도 뜻을 같이했다.

KBC 관계자는 “신인왕전 개최 문제에 온 힘을 쏟아도 일이 잘될까 말까 한 힘든 상황인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터졌다. 이 때문에 신인왕전 문제는 뒤로 밀려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KBC는 회원 가운데 이번 소송과 관련된 권투인들이 KBC의 사업을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상벌위원회를 2월 1일 열기로 해 내부 다툼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