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광우병 거짓말이 시작됐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소위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일부 단체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수역사무국(OIE) 홈페이지에 ‘다우너 소와 같은 보행 불능의 소는 광우병(BSE) 고위험군으로 간주된다’고 적혀 있다”며 “다우너 소를 광우병 위험 소로 간주하는 것은 국제적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여기서 그들이 ‘고위험’으로 번역한 부분은 ‘at higher risk’란 말인데 ‘higher’는 절대적으로 높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무엇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지를 알려면 OIE의 수역규정을 뒤져봐야 한다.
OIE의 수역규정은 광우병 검사와 관련해 소를 4가지로 분류한다. 광우병 의심 증상을 보이는 30개월 이상 소, 걸을 수 없거나 긴급 도축된 30개월 이상 소, 자연사한 30개월 이상 된 소, 정상적으로 도축된 36개월 이상 소 등이다. 이렇게 4가지로 나눈 데는 실제적인 이유가 있다. 광우병 검사에서 광우병 가능성이 높은 소를 표본(sample)으로 택할 때 더 많은 가중치를 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03년 북미지역에서 2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즉각 도축된 다우너 소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것은 광우병과 관련해서 자국 국민들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지 과학적으로 ‘다우너 소=광우병 소’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광우병 소가 발생하기 전에도 미국에는 많은 다우너 소가 있었다. 지금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다우너 소가 주저앉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OIE의 수역규정에서 보듯 다우너 소와 광우병 의심 소 사이에는 650배라는 넘을 수 없는 간격이 존재하는 것이다.
송평인 파리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