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白翎島)는 우리나라 섬 중에서 북한과 가장 가깝다. 인천에서는 191.4km나 떨어져 있지만 북한 장연군의 장산곶에선 17km밖에 되지 않는다. 백령도라는 이름은 흰 따오기가 날개를 펼치고 나는 모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예부터 중국 산둥 반도를 오가기 위한 교통의 중계지였고, 고려시대부터 진을 설치했던 군사적 요충지였다. 인근 해역에는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다.
▷북한이 연일 해안포 위협을 가하는 백령도는 해병대 6여단이 지키고 있다. 백령도는 반농반어(半農半漁) 지역으로 젊은 남성이 적어 지원자로 구성된 여성 예비군까지 운영한다. 비상이 걸리면 남녀 예비군은 해병대 6여단에 입소해 현역과 똑같이 먹고 자고 달린다. 주민과 해병대의 관계가 어떤 지역보다 돈독하다. 백령도 출신인 동아일보 박승헌 기자는 “해병대 장병 중에는 백령도에 근무하다 그곳 여성과 결혼한 사람도 꽤 있다”고 말했다.
▷2개 사단, 1개 여단의 한국 해병대 중에서 가장 강력한 부대는 1사단이다. 1사단은 후방에 있다가 유사시 미국 해병대와 함께 상륙전을 펼친다. 6·25전쟁 때는 백사장이나 개펄로만 상륙했지만, 지금은 절벽을 포함한 거의 모든 해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북한의 해안포가 도달할 수 없는 먼 바다에서 항공기와 미사일로 해안을 때리고, 그 사이 헬기로 해병대원을 안전지대로 실어 날라 앞뒤로 공격한다. 해안에 있는 적을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로부터 공격한다는 의미에서 초(超)수평선 상륙작전이라고 한다. 2사단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청룡부대다. 백령도에서 전시 상황이 발생하면 한미 연합 해병대가 나서 전황을 반전시킨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