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벙이’ ‘순악질 여사’로 국민에 웃음 선사
만화 ‘꺼벙이’(오른쪽 그림)로 1970년대 이후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원로 만화가 길창덕 화백(왼쪽 사진)이 지난달 3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1930년 1월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길 화백은 1955년 잡지 ‘야담과 실화’에 ‘허 서방’을 발표하면서 만화계에 데뷔했다. 1970년부터 만화왕국과 소년중앙에 연재한 ‘꺼벙이’, 1971년부터 여성중앙에 연재한 ‘순악질 여사’ 등을 통해 큰 인기를 얻으며 후배인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신전식 씨 등과 함께 한국 만화계에서 명랑만화 장르가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늘 반쯤 감긴 눈에 콧물을 흘리고 다니며, 머리에는 커다란 ‘땜통’ 자국이 있는 꺼벙이는 어수룩한 이웃집 남동생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진한 일자 눈썹의 심술주부 순악질 여사도 억척스럽고 강인한 ‘대한민국 아줌마’를 대변하며 주부를 비롯한 성인층에 명랑만화의 매력을 알렸다. 길 화백은 이후 ‘꺼벙이와 꺼실이’ ‘재동이’ ‘순악질 남편’ ‘돌석이’ ‘고집세’ ‘온달 일등병’ 등을 내놓으며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국민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1997년 폐암으로 수술을 받고 나서는 활동을 중단했다.
2003년 한국만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고 2006년에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한국만화100주년위원회 고문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