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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잘 나갈때 美유학…‘고음 여왕’ 유지 비결”

입력 | 2010-02-01 07:00:00

■ 돌아온 ‘저음불가’ 박·미·경
97년 발성공부 위해 과감히 도전
그때 든 ‘보험’ 지금 타 쓰는 기분
김창환과 작업 아빠 품 같이 편해



세월을 빗겨간 듯한 90년대의 댄싱 퀸. 가수 박미경이 새 음반 ‘2010 디럭스 에디션’을 들고 팬들을 찾았다.


“클럽에서 뜨고 싶어요.”

요즘 좀 논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녀시대의 ‘지’나 투애니원의 ‘파이어’ 안무 한 동작쯤은 손쉽게 따라할 수 있듯, 90년대 중반에는 가수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가 딱 그러했다. 사이키 조명이 번뜩이는 스테이지의 흥을 돋우는데 그녀의 노래는 꼭 빠져선 안 될 요즘 친구들 말을 빌려 ‘필청곡’이었다고 할까.

그 때 인기를 생각하면 지금 이효리의 핫(hot)한 분위기에도 전혀 밀리지 않았을 박미경. 그녀가 이번에 새 음반을 내놨다. 불혹에 들어선 왕년의 댄싱 퀸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대답은 한마디로 ‘여전하다’였다.

○ 여전한 ‘저음 불가’

그녀는 웃었다. ‘저음 불가’란 표현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그땐 그랬지”라며 들려주는 이야기. 박미경에 따르면 90년대 가수, 특히 여가수는 “고음을 시원스럽게 내질러야 노래를 잘한다고 여겨졌다.”

그렇다고 박미경 특유의 ‘저음 불가 창법’이 세월이 흘러 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목소리의 고공 행진이 ‘더 세고 오래 간다’고 할까. 고음 여가수의 원조로서 그 타이틀은 영원히 내 것이라고 선포하는 듯 새 앨범으로 박미경은 이를 증명해보였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있는데…’. 그녀는 “나름 잘 나갈 때 미리 들어둔 보험 덕분”이라며 크게 웃었다. 보험이라니?

“한창 바빴던 97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었죠. 거기서 발성 공부를 했어요. 당시에는 노래 잘하는 가수가 무슨 발성 수업이냐고 모두 의아해했지요. 그때 들어둔 보험을 지금 타 쓰고 있는 거 에요.”

그녀의 말을 들으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흔한 격언을 새삼 떠오르게 했다. 다시 ‘고음의 여왕’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요즘 후배들 가운데 누가 고음을 가장 잘 소화한다고 생각할까.

박미경은 주저하지 않고 여성 듀오 다비치를 꼽았다. 그리고 그녀들의 노래 ‘8282’는 자신도 “욕심나는 노래였다”고 했다.

○여전한 ‘음악 동지’

‘2010 디럭스 에디션’란 제목의 이번 음반은 구성에 있어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새 노래와 그녀의 히트곡이 한 음반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려 16곡이 실린 가운데, ‘이브의 경고’를 비롯해 ‘이유 같지 않은 이유’ 등도 새롭게 불러 음반에 실었다.

새 노래도 눈에 띤다.

클론의 히트곡 ‘돌아와’는 당시 김태영이 객원 가수로 참여했지만 창법에서 박미경과 너무도 흡사해 적지않은 사람들이 ‘박미경이 불렀다’고 착각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박미경은 “이렇게 오해를 살 바엔 차라리 내 노래로 만들자고 내놓게 됐다”고 했다.

그녀의 앨범을 보니 익숙한 이름도 보인다. 지금의 박미경을 있게 한 프로듀서 김창환과 가수 김건모. 학교 동창이자 음악 동지이기도 한 김건모는 자신이 직접 쓴 발라드풍의 노래 ‘어떻게’를 그녀에게 주었고, 김창환은 이번 음반 전체의 프로듀스를 했다.

박미경은 특히 김창환과의 재회를 두고 “아빠 품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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