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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3회 국수전… 뜬금없는 악수

입력 | 2010-02-03 03:00:00

8강전 4국 4보(59∼70) 덤 6집 반 각 3시간




선수를 잡은 이창호 9단은 신천지를 개척할 것이라는 검토실 예상과는 달리 흑 59에 붙여 강력한 보디체크를 시도한다. 과거 이 9단은 기다림과 참을성의 대명사였지만 최근엔 과감하게 대시하는 일이 잦다. 잘 드는 칼로 정교하게 저미는 대신 두툼한 칼로 한번에 내려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형세 판단과 끝내기 실력이 전과 같지 않기 때문에 전투를 통해 일찍 우세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백 62로는 참고도 백 1로 단수쳐 흑을 굴복시키고 싶지만 흑 2로 되치는 수단이 있다. 백이 두 번 빵때림한 것도 기분 좋지만 흑이 하변 백 다섯 점을 잡은 것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 여기에 흑 8을 먼저 두면 백 세력도 빛이 바랜 느낌이다.

흑 65가 뜬금없는 악수. 이 9단 바둑에서 이 같은 어이없는 실수가 잦아지고 있다. 집중력의 부족 탓이다. 흑 65와 백 66의 교환으로 중앙 흑 석 점의 뒷맛이 거의 사라졌다. 흑 석 점은 상황에 따라선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싹을 잘라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9단은 흑 65로 ○의 한 점이 끊어지는 것을 방비하려고 한 모양이지만 ○는 ‘가’로 들여다보는 선수 등이 있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또 끊어져도 별 타격이 없다. 이 9단의 이상한 집착 때문에 흑의 초반 유리가 많이 희석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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