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익 향상에 앞장 ‘장애인의 큰 별’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해 앞장서온 이익섭 전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원장(사진)이 2일 오후 10시 지병인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8세.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작스러운 열병으로 시력을 잃은 고인은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며 학업에 몰두해 연세대 신학과를 거쳐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사회사업으로 석사학위, 시카고대에서 사회복지정책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그는 모교인 연세대에서 1급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사회복지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이후 학과장, 사회복지연구소장 등을 거쳐 사회복지대학장을 맡아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그는 장애인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외부활동에도 힘쓴 ‘장애인의 큰 별’이었다. 2001년부터 2008년 2월까지 한국장애인연맹(DPI) 회장으로서 장애인들에 대한 봉사 활동 및 장애인 인권향상에 앞장섰다. 특히 중증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의 인권에 큰 관심을 두었다. 2007년에는 전 세계 160개 회원국에서 4000여 명의 장애인들이 참가한 제7회 세계장애인한국대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서울정책인대상, 2008년에는 파라다이스상(사회복지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앞을 보지 못했지만 피아노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