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1위 소설
‘덕혜옹주’ 저자 권비영 씨
이 책을 쓴 권비영 씨(55)는 1995년 월간문학이 주관하는 신라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뒤 2005년 창작집 ‘그 겨울의 우화’를 낸 소설가. 그러나 스스로도 “무명의 작가”라고 말할 정도로 생소한 인물이다. 현재 울산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3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방의 이름 없는 작가가 쓴 소설이었기에 책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했다.
권 씨는 ‘덕혜옹주’가 독자의 관심을 받는 이유로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사진 제공 다산책방
권 씨는 3년 전 고종황제에 관한 신문 기사에서 덕혜옹주의 사진을 보며 옹주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사진을 보고 한눈에 끌렸다”는 그는 기사를 본 직후 우연히 쓰시마를 여행했다. 그곳에서 덕혜옹주와 다케유키의 결혼기념봉축비 등 관련 유적을 본 그는 여행에서 돌아온 뒤 본격적으로 소설을 준비했다. 자료 수집에 1년, 집필에 다시 1년이 걸렸다. 그는 쓰시마를 두 차례 더 여행하기도 했다.
“도서관과 인터넷을 뒤졌지만 대부분 단편적인 내용이었죠. 일본 학자 혼마 야스코 씨의 ‘덕혜희(姬·히메·왕녀라는 뜻의 일본어)-이씨 조선 최후의 왕녀’를 읽으며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권 씨는 “우리는 잘 몰랐던 덕혜옹주의 삶을 사료에 기초해서 상세히 밝혀낸 그 책을 읽으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2008년 ‘덕혜옹주’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일본 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쁜 인물이었다고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런 면이 더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도 경제적, 문화적으로 성장하면서 과거를 좀 더 여유롭게 바라보게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동영상 = 덕수궁 석조전 고종황제 처소 완전 복원
:권비영 씨는:
55세. 1995년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와 월간문학이 주관하는 신라문학상 소설부문에 단편 ‘무채색의 허기증에 대하여’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소설21세기’ 동인으로 활동하며 창작활동을 해오다 2005년 창작집 ‘그 겨울의 우화’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