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화소 영상의 ‘우아한 액션’고어 풀어주는 ‘통렬한 자막’ 일품생 방송 드라마·재활용 세트? NO!
이다해. 스포츠동아DB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 질주를 하고 있는 ‘추노’는 일반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없고 ‘추노’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있고, 반대로 다른 드라마에서는 흔한 현상이지만 ‘추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있다.
○있다!-레드원카메라와 자막
‘추노’는 국내 드라마 최초로 레드원 카메라를 도입했다. 그 덕분에 입체감 있는 화면과 선명한 색감, 고속촬영 기법으로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레드원 카메라는 HD영상과 고속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로, 촬영본을 4배 이상 속도를 늦춰도 화질이 선명해 ‘우아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 덕분에 300만 화소 수준이었던 기존 화질을 뛰어넘는 1200만 화소의 고품질 영상이 가능하다.
‘추노’를 보는 재미는 자막에서도 느낄 수 있다. ‘추노’는 고어를 설명해주는 자막 뿐만 아니라 고어체의 대사를 현대적 의미로 설명한 자막으로 눈길을 끌었다. 1월 27일 방송된 7회분에 등장한 “이제 환로가 열리시니 국사에 용하십시오”(벼슬길에 오르시면 뇌물 쓸 일이 생길테니 챙겨두셔요), “내 정녕 아당이 된다면 그대들과 함께 주야장천 배반낭자의 시절을 보낼 것이야”(만약 그리만 된다면 너희들이랑 밤낮 먹고 퍼마셔야지 뭐) 등의 자막은 극중 대사를 시청자들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없다!-생방송과 재활용
‘추노’는 우리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그날 찍어 그날 방송되는 이른바 ‘생방송 드라마’가 불가능하다. 레드원 카메라는 테이프 없이 파일 형태의 동영상으로 저장된다. 이에 따라 수시로 동영상 파일을 별도 저장소에 옮겨야 하는데다, 파일을 내려받는데만 최소 이틀이 소요된다. 따라서 시스템 방영 당일까지 촬영하고 편집해 방송에 내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제작진도 이런 점을 고려해, 방송 전 전체 촬영분의 절반 정도를 사전 제작했다.
‘추노’는 또한 촬영장 ‘재활용’(?)이 없다. 기존의 사극이 대부분 지방에 세트장을 짓거나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촬영이 이뤄지는 반면 ‘추노’ 별도의 세트장을 건설하지 않고 전국을 돌며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곳만 찾아다니며 찍는다. 덕분에 드라마에 늘 새로운 배경이 등장해, 제작진은 종종 다른 드라마 관계자로부터 “해외 로케를 했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이밖에 장혁과 오지호 등 주연배우들은 위험한 액션신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내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