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문건으로 본 ‘6·2지방선거 전략’진보성향 인사 당선운동 벌일 듯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희망넷은 진보 성향의 교육감을 당선시키기 위한 단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교육희망넷 측은 “우리는 선거를 위한 단체가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교육희망넷은 정말 교육감 선거와 무관한 단체일까.
지난달 전교조 주최로 열린 제9회 참교육실천대회의 문건에는 ‘2010년 교육자치선거와 풀뿌리 교육운동’이란 제목의 글이 포함돼 있다. 이 글에는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지방교육자치 선거, 풀뿌리가 힘이다. 선거에서의 승리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강한 제동을 걸고 우리의 교육적 의제를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길이다”라고 적혀 있다. 각지에 흩어진 활동가들을 지역 단위로 모아 진보적 교육인사가 지방자치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문건에는 ‘2010을 위한 전략적 과제’라는 제목의 자료가 포함돼 있다. 문건에서 제시한 전략 과제에는 “시장과 교육감 후보는 범민주 진영과 시민사회가 지지하는 단일 후보가 되어야 하며 정책과 비전을 긴밀하게 조율하고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여기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사회단체가 핵심 교육정책 의제를 공유하고 후보들이 일제히 공약으로 제시한다”는 구체적인 후보 단일화 방향도 포함됐다. 이 글의 작성자는 당시 교육희망넷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이었던 안승문 운영위원이다.
안 위원은 정치조직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교육감 후보에게 특정 공약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일 수는 있지만 ‘요구 운동’일 뿐 ‘당선 운동’은 아니다”라면서도 “정치조직이라는 주장은 왜곡”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는 이들이 16개 시도 가운데 5개 이상, 최대 9개 시도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을 당선시킨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교육감이 진보 성향인 경기도에서 다시 승리하고 서울, 인천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를 당선시켜 수도권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과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권에서도 승리를 점치고 있다.
또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는 전략적으로 유명 인사를 진보 단일 후보로 내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되지만 정작 본인들은 거부하고 있어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충북에서는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인 시인 도종환 씨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