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반응은 SAT 점수가 우리의 수능처럼 대학 입시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의 관심은 문제유출 사고 자체보다는 한국의 SAT ‘올인(다걸기) 현상’에 있었고 “SAT에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부분들에서 강점을 찾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만난 SAT 학원가의 한 스타강사 역시 ‘점수’에 눈이 먼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나도 SAT 강사이지만 현재 이 업계는 너무 과열돼 있어요. 한국에서 몇 명 치르지도 않는 이 시험을 두고 수억 원짜리 강의가 생기고 1년에 넉 달 강의하며 수십억 원의 연봉을 챙기는 강사가 있는 게 정상이에요?” 그는 “그렇게 비용을 들이며 애를 쓰다가 정 안 되면 결국엔 문제 빼돌리기까지 욕심을 내게 되는 것인데 그런 식의 점수 올리기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먼저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물론 미국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독해와 작문 시험을 치르며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만점을 보장한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동할 만도 하다. 하지만 당장의 불안감에서 벗어나 제대로 눈을 뜨고 상황을 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나마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반칙으로 얻은 점수로 아이비리그 입학이 보장되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입시 전문가는 말했다. “SAT나 토플 등은 표준화된 시험일 뿐이에요. 학생들 스스로 표준화된 틀에서 벗어나 개성을 갖춰야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어요.”
장윤정 사회부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