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생산 1위=부자’ 생각은 잘못
“수익 대부분 서울로 빠져나가는 탓”

울산을 부자도시로 꼽는 근거는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점.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울산 1인당 GRDP는 4862만 원으로 2위 충남(2996만 원)보다 1.6배, 전국 평균(2122만 원)보다 2.3배나 높았다. GRDP는 2000년 이후 울산이 계속 1위를 차지했다. ▶표참조
이는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 3대 주력업종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 2008년 울산 전체 GRDP는 52조7000억 원으로 전국(1031조5000억 원) 5.1%를 차지했다.
울산 GRDP가 서울의 2배 수준이지만 개인소득은 서울보다 낮은 것. 울산 기업체 대부분은 ‘서울 본사, 울산 공장’ 체제다. 따라서 울산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대부분 서울로 빠져나간다. 울산의 1인당 ‘자산소득(보유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도 178만 원으로 서울(316만 원), 대구(180만 원)에 이어 전국 3위였다. 울산에서 생산은 많이 이뤄지지만 울산시민 1인당 소득을 보면 부자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울산 근로자 소득은 ‘부동(不動)의 1위’였다. 국세청이 소득세 신고를 한 근로자 연봉을 집계한 결과 울산 근로자 2008년도 평균 연봉은 3194만 원으로, 2위 서울(2894만 원)보다 300만 원 많았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관계자는 “울산 GRDP가 높고 개인소득이 낮은 것은 중화학 위주 산업구조에 기인한다”며 “2000년 이후 서울과 울산 1인당 개인소득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조만간 개인소득이 서울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일정 기간, 일정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