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청학련 관련 무죄’ 日 다치카와 씨, 알고 보니 한국골프 담당기자
일간 현대-골프誌 기자 겸임, 한국 골프 칼럼만 150회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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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달 말 그 기자의 스토리가 국내 주요 일간지와 방송에 크게 보도됐다. 그는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던 다치카와 마사키 일간 현대 기자(64·사진)다. 그는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36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그는 신지애나 서희경 박인비의 부모와 가끔 술자리를 나눌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이런 그가 민청학련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당시에는 거의 없었다. 한국 골프계에는 ‘한국통’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에게 골프는 한국과 그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끈이었다.
다치카와 기자는 요즘도 일본 골프다이제스트에 한국 골퍼 관련 기사를 쓴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일본 골프다이제스트에 실린 신지애, 이지희, 송보배 관련 다치카와 기자의 특집 기사들. 도쿄=김창원 특파원
하지만 뛰어난 선수들의 기량에 한참 못 미치는 한국 골프 문화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필드에서 전화를 하거나 선수가 샷을 할 때 잡담을 하는 등 갤러리 문화는 아직 멀었다.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골프장에 대해서도 “클럽하우스가 낭비다 싶을 정도로 호화로운 곳이 많다. 골프 자체보다 외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아닐까 싶다”고도 했다.
일간 현대와 골프다이제스트 기자를 겸하고 있는 그는 1년 중 일본, 한국, 미국에서 각각 3분의 1을 보낸다. 그는 골프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한일대항전 때도 그는 “정확히 1 대 1이 됐으면 좋겠다. 어느 한쪽이 지는 걸 보는 것은 마음이 아프니까…”라고 했다. 한국과 한국 골프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