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관계 악영향 우려 표명… 언론은 의외로 차분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5일 오후 9시 나고야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 모델, 복수 지역에서 대량 리콜로 고객들에게 폐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도요타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가을부터 불거진 리콜사태와 관련해 직접 기자회견을 하고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리콜이 확대될 기미를 보이면서 ‘도요타 안전 신화’가 사실상 붕괴되는 등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요다 사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결함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대응책을 찾도록 지시했고 결정되는 대로 보고하겠다”며 “미국 당국의 조사에도 진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요타 본사가 최근 불거진 대량 리콜사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연 것은 2일 사사키 신이치 품질담당 부사장, 4일 요코야마 히로유키 품질보증담당 상무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도요타 측이 이번 대량 리콜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무상은 이날 도요타의 대량 리콜 문제에 대해 “일개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이번 사태가 미일 경제 및 외교관계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일본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처음 미국 자동차가 제외된 것에 대해 미국 업계가 반발했던 점을 거론한 뒤 “지금은 매우 센서티브(미묘)한 시기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자동차업계와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감의 문제다. 확실하게 백업(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도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도요타는) 고객의 시점이 결여돼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