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대회 홍콩과 1차전 머리로 3번째 골…허정무호 5-0 득점루트 다양화
이동국. 스포츠동아DB
이동국(31·전북)이 1454일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리며 남아공행 최종엔트리 발탁의 불씨를 살렸다.
이동국은 7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홍콩과의 동아시아선수권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2-0으로 앞서던 전반 32분, 세 번째 골을 작렬했다. 2006년 2월 15일 평가전(멕시코) 이후 4년 만에 터진 A매치 득점포. 한국은 김정우(성남), 구자철(제주), 이동국, 이승렬(서울), 노병준(포항) 등의 릴레이포에 힘입어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홍콩을 5-0으로 대파하며 대회 2연패를 향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동국의 몸놀림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웠다. 전반 15분 오른발 발리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고, 전반 27분에는 박주호의 긴 패스를 받아 왼발로 연결했지만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튕겨 나왔다. 이동국의 얼굴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러나 전반 32분, 세트피스에서 김정우가 골라인 왼쪽에서 헤딩으로 넘겨주자 오른쪽 골포스트 앞에서 머리로 가볍게 받아 넣어 그물을 갈랐다.
이후에도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라인 뒤쪽으로 재치 있는 로빙 패스를 연결했지만 구자철의 슛이 골키퍼에게 막혀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못했다.
이동국은 “1월 해외전훈을 통해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고 자신감을 찾았다. 오늘 골은 누가 있어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패스가 워낙 좋았다. 오랜 만의 골이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과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기뻐하기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쟁자로 떠오른 안정환(다롄 스더)에 대해 “충분히 대표팀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어느 누가 들어와도 경쟁하는 건 당연하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이날 홍콩을 상대로 필드 플레이로 1골, 코너킥으로 1골, 프리킥으로 2골을 넣으며 공격루트의 다양화에 성공했다. 또한 김보경(오이타), 이승렬, 박주호(이와타) 등 젊은 선수들이 여러 차례 골 찬스를 만들어냈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한편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 한국은 2골을 넣은 이장미를 앞세워 대만을 4-0으로 완파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도쿄(일본)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