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설립 주도… 방북땐 학생매스게임 관람 거부도
이영덕 전 국무총리(사진)가 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평안남도 강서 출신으로 광복 전 평양고를 나와 서울대 사범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국내 교육계에 헌신했다. 교육 정책의 근간을 제시한 한국교육개발원을 설립하는 데 앞장서 1971년부터 10년간 원장을 지냈다. 1959년부터 30여 년간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교육학회 회장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1984∼1991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를 맡아 남북적십자회담을 이끈 것을 계기로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에 임명돼 남북 교류에 힘썼다. 이산가족인 그는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 측이 모란봉경기장에서 어린 학생들을 동원해 매스게임을 하자 일찍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남덕우 정원식 전 총리와 함께 ‘수도 분할이 아닌 더 좋은 세종시 건설 국민회의’를 만들었으나 12월 폐렴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유족은 부인 정확실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장남인 이성영 미국 오하이오 주 한인교회 전도사 등 1남 2녀가 있다. 이영길 미 보스턴 한인교회 담임목사와 부성욱 전 영산대 이사가 사위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02-2227-7580). 발인은 9일 오전 8시. 장례식은 한동대 학교장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