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는 문제겠지만 당장은 PIGS 문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 국가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8년 이후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왔던 경로를 떠올려보면 중앙은행이 찍어낸 돈으로 금융 부실을 메우는 과정이었다. 이른바 대마불사의 논리가 관철됐다. 민간의 부실이 세금으로 메워지는 모럴해저드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어차피 대마불사의 논리로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민간 금융기관보다 훨씬 파괴력이 강한 정부의 부도사태를 국제 사회가 방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남부 유럽 국가들의 부실 문제가 유로지역 내에서 해결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4개국의 2010년 예상 재정수지 적자는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이다. 이 4개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모두 더해도 유로존 전체 GDP의 1.4% 정도다.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실 규모가 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2009년 상반기 이후의 경기 흐름과 자산시장의 반등은 결국 관료들이 만든 것이다. 곧 있을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과 EU 재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나온다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