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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호암 탄생100돌 행사장의 패션 코드는…

입력 | 2010-02-09 03:00:00

삼성 여인들, 패션계열사 홍보 나섰다




‘삼성가(家)’ 여성들이 패션으로 계열사들을 홍보하고 나섰다. 5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 창업자 고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는 삼성그룹의 여성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는 이날 무게감 있는 실크 소재에 연보랏빛이 감도는 연회색 H라인 원피스와 롱 재킷을 입고 진주 목걸이를 세 겹 둘렀다. 홍 씨는 디자이너 서정기 씨에게 신체 사이즈를 알려준 뒤 모임의 성격에 맞는 옷을 그때마다 맞춰 입었다. 그러나 이날은 이례적으로 정구호 제일모직 상무가 특별 제작한 옷을 입었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고급스러운 광택감이 돋보여 미국 뉴욕 상류층 패션을 연상시켰다”며 “최고급 고객을 타깃으로 10일 미국 뉴욕에서 첫 패션쇼를 여는 제일모직의 신규 브랜드 ‘헥사 바이 구호’를 홍보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전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전무와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도 올봄 유행 색상인 흰색을 사용한 ‘전략적 패션’을 선보였다. 이부진 전무는 소매가 넓은 동양적 느낌의 흰색 블라우스형 재킷과 클러치 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차림은 그의 어머니인 홍 씨가 리움 미술관장 시절 즐기던 스타일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신라호텔 지하 쇼핑 아케이드와 웨딩 장식 수준을 끌어올린 이 전무는 자신의 패션에 신라호텔의 고급 이미지를 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전무는 검은색 꽃문양이 수묵화처럼 펼쳐진 흰색 코트로 주목 받았다. 패션성이 강한 프랑스 ‘지암바티스타 발리’ 브랜드로 그의 고종사촌인 정유경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관여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수입한다. 또 이 전무가 든 악어 가방은 가수 출신의 임상아 씨가 뉴욕에서 만든 ‘상아’ 브랜드. 제일모직은 2007년 임 씨를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지원자로 선정한 이후 제일모직 계열 멀티숍 ‘10 코르소 코모’에서 상아 제품을 팔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지난달 미국 최대 가전쇼인 ‘CES 2010’에서 ‘우리 딸들 광고 좀 해야겠다’고 한 뒤, 삼성가 여성들이 공식석상에서 패션으로 계열사들을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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