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衛靈公(위령공)’의 이 章을 잘못 읽으면 자칫, 공자가 농사를 포함한 노동을 중시하지 않고 관념적인 공부만 중시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려고 한 것은 자신을 완성하고 세상을 구원하려는 이상을 지닌 군자라면 枝葉(지엽)을 걱정하지 말고 根本(근본)을 다스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謀는 열심히 영위하고 추구함이니, 圖謀(도모)라고 풀이한다. 耕은 農耕(농경)이다. 그 뒤의 也는 그 위의 말을 주제화시켜 제시하는 어조사다. 뇌는 飢餓(기아), 즉 굶주림이다. 在其中은 저절로 그 속에서 발생한다는 말이다. ‘耕也뇌在其中矣’는 농업을 하면 늘 굶주리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농사를 짓다 보면 수해나 한발 등 자연재해 때문에 먹을 것을 얻지 못해 굶주리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學은 여기서는 도를 추구하는 일을 말한다. ‘學也祿在其中矣’는 학문을 하면 늘 녹봉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학문을 하는 것은 도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되 학문을 하면 도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녹봉까지 얻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爲政(위정)’에서 子張(자장)이 녹봉 구하는 방도를 물었을 때 공자는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할 일이 적으면 녹봉은 그 가운데 있다”고 했다. 녹봉 자체를 목표로 삼아 학문을 해서는 옳지 않으며 스스로를 완성하기 위해 덕행을 우선 닦으라고 말한 것이다. 정녕 학문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한 몸의 향락을 누리려 하기보다 도를 얻지 못할까 걱정해야 하리라. 큰 진리를 도모하여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