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리넨에 아크릴과 실크스크린 잉크·55.9×55.9cm·1966∼1967년)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앤디 워홀은 예술에서도, 사업에서도 천재적 역량을 발휘한다. 디자인과 미술뿐 아니라 영화 음악 잡지발행인 방송MC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능력을 과시했고, 스스로를 멋지게 포장하고 브랜드화하는 데서도 그랬다. 그 덕분에 미술계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명성을 누릴 수 있었다. 그는 자기 홍보의 유혹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치 심심풀이 땅콩 같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으니까.”
워홀의 또 다른 특기는 자화상 그리기. 고교 시절부터 자화상을 즐겨 그렸던 작가. 1960년대부터 숱한 자화상을 제작한다. 자기 자신이 스타이면서 예술적 오브제가 되고자 한 바람을 투영한 작업이다.
워홀 자화상에는 노출과 은폐에 대한 상반된 욕구가 공존한다. 내성적이면서도 늘 남들의 주목을 받고 싶은 마음이 충돌하는 점에서 실제 성격과도 닮은 꼴이다.
“나는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좀 더 내가 차지하는 영역을 넓히고 싶어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어머니는 언제나 ‘너무 나서지 말도록 해라. 그러나 언제나 모두에게 네가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언제나 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원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