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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투데이]증시 조정국면서 방어주 고를 때 3가지 조건은

입력 | 2010-02-11 03:00:00


주식시장이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미국의 은행규제, 유럽의 재정 적자 문제로 이어지는 일련의 변화가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아직은 중국의 추가 긴축과 유럽의 재정 적자 확대 가능성 등이 남아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조정 국면이 2분기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 국면을 가정한다면 포트폴리오에는 방어주를 담아야 한다. 이번 국면에서 방어주의 조건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확실한 Q(수요 모멘텀)가 필요하다. 이번만큼은 경기 민감주 중에서 방어주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안 그래도 한국 증시는 경기 민감주의 비중이 높은 시장인데 전통적인 방어주라 할 수 있는 통신과 유틸리티 섹터가 이미 직전 상승장에서 모멘텀을 분출했기 때문이다. 두 섹터는 저마다의 성장 스토리를 바탕으로 주가가 올랐고 그 결과 주식의 위험지표인 베타가 높아지면서 방어 성향이 약화된 상태다.

또 이번 조정은 침체 이후 Q가 제한된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확실한 Q가 있어야 좀 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확실한 Q는 신흥국 소비시장이다. 한국 쪽에서 보면 신흥국 소비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자동차, 정보기술(IT) 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밸류에이션 잣대가 필요하다. 밸류에이션이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지표를 통해 현재 주가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한국 모두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보다 밸류에이션이 싼 기업이 강세를 보여왔다. 한국의 올해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를 보면 1분기에 경기 모멘텀이 정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부터 2분기까지는 밸류에이션 지표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PBR보다는 PER가 중요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년간은 PBR를 중요하게 봐왔다. 당시는 극단적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고조되면서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부각됐고 이를 바탕으로 손익계산서보다는 대차대조표에 주목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 같은 패닉 상태가 아니고 기업들의 이익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이기 때문에 PER 밸류에이션에 주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셋째, 가격 조건이다. 이익대비 저평가된 주식이라도 최근에 많이 올랐다면 선뜻 손이 안 가는 게 조정 국면의 특징이다. 또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 가장 잘 녹아 있는 게 가격이므로 조정국면에는 특히 가격 모멘텀의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세 가지 조건을 고려해 유망 업종을 뽑아보면 반도체 자동차 유통 화장품이 좋아 보인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