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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여는 젊은 국악인들]‘프로젝트 락’

입력 | 2010-02-11 03:00:00

작곡-믹싱-연주 완벽조합 ‘10위 1체’

“다재다능 음악인 영입하다 10명까지
이젠 한 명만 빠져도 제소리 안나요”




연주, 작곡, 사운드 믹싱을 ‘1인 다역’으로 소화하는 ‘프로젝트 락’ 멤버들. 사진 제공 한상균 씨

“용왕, 별주부에게 명하기를 ‘토끼를 잡아 오너라’ 하니 이 말 들은 별주부 말하기를….”

별주부는 뭐라고 했을까. 그룹 ‘프로젝트 락(樂)’이 상상한 그 답은 이 그룹의 간판곡 ‘난감하네’가 됐다. 보컬을 맡은 조엘라 씨의 소리는 노래를 듣고 한참이 지난 뒤에도 후크송(hook song) 반복구처럼 머리에서 떨쳐내기 힘들다. “난감하네!” 지난해 케이블 TV 음악채널에서 ‘판소리 창법’과 대금 가야금의 튀는 음향을 선보이며 시선을 끈 바로 그 노래다.

“난감할 때요? 모이는 게 가장 난감하죠. 10명이나 되니 연습시간 내기도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한 사람만 엑스트라 단원으로 대체해도 멤버 누구나 소리에 만족을 못하니…. 계속 이렇게 갈 수밖에요. 하하.”(이충우 씨·타악)

○ 1년 준비 첫 앨범 ‘뷰티풀 데이스’ 햇빛

프로젝트 락은 2006년 결성됐다. 방송음악이나 뮤지컬 편곡 작업 등을 하면서 알고 지내던 네 음악인이 ‘작곡부터 음향까지 제대로 된 곡 한번 만들어 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유태환 오승현 씨는 실용음악과 출신, 심영섭 김백찬 씨는 국악 전공. 네 사람 모두 작곡을 하면서 사운드 믹싱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이후 ‘더 충실한 음향’을 고민하면서 팀원이 10명까지 늘어났지만 ‘완벽한 연주자이면서 완벽한 작곡 편곡에 녹음 엔지니어 자질까지 갖춘 음악인’을 영입한다는 원칙은 고수했다. 이런 이들의 강점은 2007년 삼성전자가 주최한 ‘옙 뮤직 튜닝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주어진 선율을 가장 매력적인 음향으로 새롭게 엮어낸 단체에 주는 상이었다. 2007년 문화관광부가 주최한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는 대상인 한국음악상을 수상했고 ‘난감하네’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이들의 활동은 새로운 도약을 맞았다. 1년여 동안 준비한 첫 앨범 ‘뷰티풀 데이스’가 나왔고 ‘난감하네’ 뮤직비디오도 찍어 선을 보였다. 뮤직비디오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천혁진 감독이 맡았다. 올해 여름엔 2집 앨범을 준비 중이다. “1집에는 아름답고 예쁜 노래,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많이 넣었어요. 2집에서는 원래부터 우리가 하고 싶던 것, 우리의 색깔을 더 짙게 나타낼 수 있는 곡으로 승부할 생각입니다.”(오승현 씨·일렉트릭 베이스)

○ 평소엔 10인 10색, 모이면 10인 1색

‘연습시간 내기 쉽지 않다’는 말은 엄살이 아니다. 유태환 씨는 애니메이션 음악 작곡 편곡으로, 오승현 씨는 뮤지컬 오케스트라 작업으로, 김백찬 씨는 무용음악과 영화음악 작업으로…. 각자 한껏 자기 일로 바쁘다. ‘프로젝트 락’은 이들에게 ‘한가한 가욋일’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최태영 씨(해금)는 아니라고 했다. “각각의 활동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만나는 일이야말로 우리 팀을 젊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새로운 요소를 가져오면 우리 팀은 그걸 꼭 소화해 내거든요. 이런 치열함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의 귀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호식 씨(대금 소금)가 거들었다. “저희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에요. 음악 인생에서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귀한 시간이죠. 날마다 발전하면서 평생 이 팀을 하고 싶습니다. 그게 멤버 모두의 꿈이에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