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션과 줄리엔의 설날 스토리“처음에 명절 어색했지만 이젠 설레세뱃돈 5달러나 받은 적도 있어요”
“세뱃돈 주세요.” SBS 드라마 ‘제중원’의 션 리차드는 한국에서 세 번째 맞이하게 된 설 연휴가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는 이제 돈도 버는 만큼, “두 손을 무겁게 하고 친척 집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절하고 5달러 받았어요.”
몸에 흐르는 피의 절반은 한국인이라 해도 외국에서 나고, 자라다 보면 그곳 문화에 더 익숙해지기 마련. 어머니가 한국인인 션 리차드나 아버지가 한국인인 줄리엔 강 역시 한때는 그러했다. 한국에 와서 “왜 새해를 2번이나 맞이하는지” 갸우뚱했던 이들. 그럼에도 한국식 ‘뉴 이어스 데이’(New Year’s Day)가 어떤 것인지는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잘 안다”고 했다. 미국 L.A.에서 성장한 션 리차드는 1월1일 ‘이민 2세인 외가 친척들이 모인 설날’을 이렇게 묘사했다.
“외가에 모두 모여 떡국을 먹지요. 그리고 어른들께 차례로 세배를 해요. 어렸을 때 배워서 ‘절’이란 게 어색하진 않았어요. 세뱃돈요? ‘달러’로 받았죠, 하하.”
○“이번에는 과일 바구니 사들고 친척 방문”(션 리차드)
SBS 드라마 ‘제중원’에 출연 중인 션 리차드는 3주 연속 촬영인 팍팍한 일정이지만 그래도 설날인 14일만은 모두가 쉬기로 했다며 “이것이 명절의 위력”이란 독특한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서울 홍제동에 사는 이모 댁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에 처음 온 2년 전부터 설이나 추석은 늘 이모 식구들과 함께 했다며 “차례도 어떻게 지내는지 배웠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처음엔 모르는 어른들 사진 보며 왜 2번 절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저랑 친하지도 않았는데….(웃음)”
션 리차드는 “친척 집을 방문할 때는 작은 선물이라도 사가는 게 예의”라는 것을 얼마 전에 비로소 알았다며 “이젠 돈 버니까 그럴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그가 이모 가족에게 안길 선물은 다름 아닌 ‘과일 바구니.’ 그것은 ‘주로 병문안할 때 가져 간다’ 했더니 그는 멋쩍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직 신인이라 돈 그렇게 많지 않아요. CF 섭외 들어오면 ‘한우’ 사들고 갈 거 에요.”
처음에 낯설었던 음식이 이젠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됐다. 줄리엔 강의 경우에는 ‘떡국’이 그렇다. “적응을 못했다”는 위트 섞인 표현으로 떡국과의 첫 만남을 기억한 그는 떡국 마니아답게 극사실적인 묘사를 해가며 군침을 삼켰다.
“쫄깃한 떡에 국물 맛도 시원하고…. 뭐니 해도 떡국의 묘미는 ‘고명’이잖아요. 또 모양도 너무 예뻐서 한국 대표 음식으로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그가 한국에서 설을 맞이하기는 올해가 세 번째이다. 줄리엔 강은 “이젠 설이 너무도 정겹고 기다려지기까지 한다”고 했다. 그는 촬영 스케줄이 일정치 않아 설 연휴를 쉴 수 있을 진 의문이라며 “여유가 생기면 부산에 있는 큰 아버지 댁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설 연휴에도 촬영장에 있을 확률이 더 높은 게 현실. 그래서 줄리엔 강은 ‘하이킥 식구’들과 “조촐한 설 파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