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몰래카메라라도 달아 보자.”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성모 씨(36·회사원)가 아내 노모 씨(36·회사원)에게 푸념했다. 집이 털린 것은 벌써 이틀째였다. 하루 전에는 누군가 현관문 유리창을 깨고 집에 들어와 디지털 카메라와 귀금속 등 145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갔다. 이날은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지만 20여만 원이 든 돼지저금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올해 1월 4일 오후 방 안은 또 어지럽혀 있었다. 다행히 도둑맞은 물건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강모 씨(29·회사원)가 도둑을 맞았다. 강 씨도 “휴대전화와 귀금속 등 200여만 원의 물품을 도둑맞았다”고 했다. 오기가 생긴 성 씨는 다음 날 현관문 근처에 직접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2주일 뒤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또 발견됐다. 성 씨가 CCTV를 확인해 보니 한 남성이 열쇠로 문을 열고 태연하게 집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장면이 보였다. 성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