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74억 중 일부, 소속의원 후원회 등 10여개 계좌로”
민주노동당(민노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에 관리한 174억 원 가운데 일부가 당의 공식계좌를 거치지 않고 강기갑 대표를 포함한 민노당 소속 국회의원 후원회 계좌와 당 관계자 등 모두 10여 개의 계좌로 흘러들어가 경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불법 정치활동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민노당이 관리한 K은행의 미등록 계좌에서 2006년 12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일부 자금이 당 소속 의원의 개인후원회 계좌 등에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10일 민노당이 “1원도 틀림없이 당 공식 계좌로 이체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경찰은 미신고 계좌를 통해 걷은 당비가 당 소속 국회의원의 후원금으로 쓰인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이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최근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판단을 보류한다”며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회신을 보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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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