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프로그램의 대중성도 강화했다. 개막 연주회는 국립오페라단과 공동 제작한 글루크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로 잡았다. 카운터테너 이동규가 오르페오 역을 맡는다. 세계 카운터테너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안드레아스 숄 공연, EMI사에서 그리그 슈만의 협주곡와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집 등 수많은 히트 음반을 내놓은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노르웨이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 등도 축제 공식공연에 끌어들였다.
반면 ‘카프카 프라그멘트’와 음악극 ‘에코’ 등은 이 음악제 특유의 현대성을 살린 공연이다. ‘카프카 프라그멘트’는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의 짧은 글 40편에 헝가리 작곡가 죄르지 쿠르타그의 곡을 붙인 작품. 소프라노 토니 아널드가 바이올리니스트 모브세스 포고시안과 협연한다. ‘에코’는 한국 초등학교 교정에서 볼 수 있는 ‘책 읽는 소년’ 동상과 그리스 신화 속의 요정 에코를 모티브로 만든 3막 구성의 창작 음악극. 독일 카를스루에 음대 작곡 최고전문가 과정을 졸업한 신나라 씨가 곡을 썼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