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스포츠리더 인터뷰]문동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겸 상근부위원장

입력 | 2010-02-19 11:02:37

"오늘은 밴쿠버, 그러나 내일의 주인공은 대구"




밴쿠버에서 태극전사들의 메달 획득 소식이 연일 전해지는 요즘, 1년 6개월 후 밴쿠버 못지않게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킬 빅 이벤트를 준비 중인 사람들이 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일하는 100여 명의 직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육상이라는 단일 종목으로 213개국에서 3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고 전 세계에서 연 인원 65억 명 이상이 TV로 시청하는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다.

2007년 3월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한 뒤 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뛰고 있는 조직위원회 문동후(61) 사무총장 겸 상근부위원장에게 그동안의 준비 상황에 대해 물어봤다.

문동후 사무총장은 "3일과 4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기술대표들이 대구를 방문해 대회 준비 현황 및 향후 추진 일정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들은 준비 상황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문 총장은 "2002년 월드컵 때 사용했던 대구스타디움은 이미 우수성이 검증된 시설이라 큰 문제가 없고 IAAF 총회 시설인 엑스코-대구(EXCO-Daegu) 증축 공사는 내년 6월에, 선수촌은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예정대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는 보다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가 대회 마스코트와 포스터 공표, 입장권 판매, 미디어 운영 점검, 도핑검사, 숙박수송시스템 점검 그리고 국민들의 대회 관심과 참여 분위기를 높이는 일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IAAF 기술 실사단이 모든 것에 만족했을까.

문 총장은 "마라톤 코스 부분에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며 "우리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요청을 받고 한국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오르막 구간을 코스에 포함시켜 놓았는데 IAAF 측에서는 이 부분을 좀 더 평탄한 구간으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며 "3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IAAF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이 나겠지만 코스 승인권을 가진 IAAF의 주장을 꺾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11년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9일간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IAAF와 최근 대회 세부 일정을 협의했다.

문 총장은 "대회 첫날인 8월 27일 여자마라톤을 시작으로 폐회식이 열리는 9월 4일 남자 마라톤을 실시할 예정이며 8월 28일 빅 매치인 남자 100m 결승을, 8월 29일 여자 100m 결승을 각각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든 언론의 관심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쏠려 있어서일까. 이 일정이야 말로 처음 알려지는 것.

그는 "이 세부 일정 역시 3월 IAAF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되지만 주요 이벤트인 마라톤과 100m 경기는 이 스케줄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총장은 총무처 재직 시절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경기국 주무과장을 맡아 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뒤 1988년 서울올림픽 경기국장, 2002년 한일월드컵 사무총장,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 등 국내 스포츠 분야의 사령탑을 두루 거쳤다.

올림픽과 월드컵까지 치러본 그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문 총장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잔치인 만큼 국내 선수들의 성적이 좋아야 하는데 육상은 워낙 세계 수준과 차이가 나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이라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는 힘들다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연이어 획득하는 것을 보며 같은 기록경기인 육상에서도 뭔가 일을 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세계육상대회를 앞두고 육상 경기력 향상 지원 방안 5가지를 마련했다. 이중에서도 금메달리스트에 주는 포상금을 종전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인상했고 은메달과 동메달리스트에게도 각각 5억원과 2억원의 파격적인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 총장은 "세계 수준과 큰 차이가 나는 100m 등의 종목은 제외하고 마라톤과 도약 종목 등 가능성 있는 곳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꼭 메달을 따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한국은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3개의 큰 스포츠 국제대회를 치른 나라가 된다.

문 총장은 "대회 자체를 잘 치르는 것은 물론 기간 내내 풍성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역대 대회와 차별성을 갖게 할 계획이며 한국의 강점인 IT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의 시설과 운영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며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층과 스포츠 동호인을 비롯한 대구 시민들과 경북 도민들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대구를 세계에 알리고 마케팅에서도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월드컵 이후 9년 만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또 한번의 '지구촌의 스포츠 축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