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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 수첩] SBS 올림픽 단독중계 미국의 NBC를 배워라

입력 | 2010-02-20 07:00:00


요즘 국내에서는 SBS의 밴쿠버동계올림픽 단독중계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국내의 여러 여건상 올림픽, 월드컵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큰 대회를 한 방송사가 단독중계하는 것은 곤란하다.

미국과 비교해 보면 더 그렇다. 사실 SBS의 단독중계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나라의 경제규모, 스포츠의 저변을 미국과 비교할 수 없는 한국의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에게 엄청난 돈을 안겨주는 단독중계는 곤란하다.

SBS의 밴쿠버동계올림픽 단독중계는 전형적인 미국식이다. 미국은 스포츠의 저변이 워낙 넓고 방송사의 규모가 커 역대 올림픽 중계권이 모두 단독이다.

예전에는 올림픽하면 ABC가 선점했으나 최근에는 NBC가 올림픽 주관방송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12년 런던하계올림픽,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중계권도 모두 NBC가 갖고 있다.

그러나 NBC는 경제한파의 영향으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2억5000만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

국부 유출도 문제이거니와 한 방송사의 단독중계는 수준 낮은 진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 올림픽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인력 배치다. 국내 방송사 여건상 카메라맨에서 캐스터, 해설자 등 숙력된 인원이 많지 않다. 비인기 종목을 중계한 적이 없으니 경험을 쌓은 인력을 찾을 수 없다.

올림픽 때마다 지적되는 게 전문지식이 숙지되지 않은 캐스터의 진행과 방송에는 부적합한 해설자 문제다. 3사가 합동으로 중계해야 그나마 수준 높은 방송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모태범과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에서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SBS의 해설은 가관이었다. 해설자의 기본은 냉정하고 차분하게 시청자의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해설자가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흥분은 가끔 중계진행의 리더격인 캐스터가 한다. 같은 국민으로서 그 정도 흥분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동정론을 펴지만 대한민국의 스포츠 수준이 금메달 한 개에 흥분해야 되는가.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스포츠 강국답게 해설자의 수준도 높아야 한다. 올림픽 비운의 스타였던 NBC의 해설자 댄 잰센과 비교할 생각은 없다.

아울러 SBS는 미국식의 단독중계를 하려고 했으면 방송도 잘 만들어야 한다. 미국 서부시간대의 팬들은 NBC의 올림픽시간 편성에 불만이 많다. 금메달이 3시간 전에 확정됐는데도 무조건 오후 8시 이후에야 메달 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러나 NBC에 큰 불만을 보내지 않는다. 이번 동계올림픽 시청률도 매우 높다. 그 이유는 철저한 준비로 금메달이 나오는 과정을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완성도 높게 방영하기 때문이다.

SBS는 경기 위주다. 과연 메달 후보자의 뒷얘기를 담은 프로그램이 얼마나 준비됐는지 묻고 싶다. 밴쿠버 현지 스튜디오 진행도 시늉만 낸다. 단독중계를 하려면 최소한 NBC의 올림픽 진행 반만이라도 배우고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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