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향수병 달래러 곧 출국…시즌 끝까지 뒷바라지
해외파들은 외로움을 늘 안고 산다.
유럽 선진리그에서 뛴다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가족,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고독함이 존재한다. 스코틀랜드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성용(21·셀틱)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은 2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일간지 스코츠맨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가족들이 그립다”고 토로했다. 물론 뒤이어 “그러나 성공을 위해 모든 것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나는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지만 학창시절 호주 유학을 경험하고 어린 나이에 프로팀(FC서울)에 입단해 타지생활에 익숙한 그에게도 유럽 적응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두 살 터울의 친누나가 이번 달 말 스코틀랜드로 출국해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함께 머물 예정이다.
누나는 지금의 기성용을 있게 한 든든한 후원자 중 한 명이다. 기성용이 FC서울에서 뛸 때 2년 간 함께 살며 극진하게 동생을 뒷바라지하는 엄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최근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는데 9월 발령을 앞두고 남는 시간을 동생을 위해 쓰기로 했다. 기성용 아버지 기영옥 씨는 “(기)성용이가 축구를 시작하면서 누나와 보낼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참 잘 따랐다”고 밝혔다.
기성용이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즐겨 먹는 한국 음식은 다름 아닌 김치찌개다. 외국으로 떠나기 전 어머니에게 특별 과외를 받아 이제는 스스로 해먹을 수 있을 정도 수준이 됐지만 누나가 직접 해 주는 음식만 못할 것은 당연지사. 기영옥 씨는 “(기)성용이가 누나가 온다는 말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