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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칼 ‘사인검’ 12년 만에 45자루 탄생

입력 | 2010-02-22 03:00:00


고려왕검연구소 이상선 소장
인년 인월 인일 인시 맞춰 제작
호랑이 4번 겹쳐 악한기운 막아

사인검(四寅劍)은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맞춰 만드는 칼로 호랑이가 4번 겹쳐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이나 왕에게 하사받은 공신만 지닐 수 있었다.

경인(庚寅)년인 올해 사인검을 만들 수 있는 첫 시기는 2월(戊寅) 21일(壬寅) 인시(오전 3∼5시).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폐교에 있는 고려왕검연구소의 이상선 소장(55)은 이에 맞춰 21일 오전 3∼5시에 사인검 45자루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인검 제작 시간은 1998년(무인년) 이후 12년 만에 돌아왔다.

2시간 만에 칼을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소장은 여러 달 전부터 준비해 온 칼을 인시에 맞춰 담금질했다. 이 소장은 이번 사인검 제작을 위해 5년 전부터 준비해왔으며 3개월 전부터는 쇳덩이를 가마에 넣고 두드려 늘이고 칼 모양으로 갈았다. 이날 인시에는 폐교 운동장에서 달궈진 칼을 찬물에 식히는 담금질을 마쳤다.

40여 년째 전통 칼을 만들어 온 이 소장은 “두 시간 동안 45자루를 담금질하기는 어렵지만 다행히 불이 좋아서 잘 끝났다”며 “사인(四寅)을 평생 못 만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운이 좋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