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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 ‘富者 스포츠 스타’는 몇 명?

입력 | 2010-02-22 10:14:00


 밴쿠버에서 연일 메달 낭보를 터뜨리고 있는 우리의 태극전사들.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이들에게는 두둑한 포상금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4000만원, 은과 동메달리스트에게는 각각 2000만원, 12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메달리스트에게 정부 포상금의 절반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연금 포인트에 따라 110점 이상을 획득한 경우 일시불과 함께 사망할 때까지 매월 100만원의 연금 혜택이 주어진다.

올림픽 금메달의 경우 연금 포인트 90점이 주어지고 은메달은 30점, 동메달은 20점이 매겨진다. 포인트 점수가 110점을 넘을 때는 10점 단위로 일시적인 장려금이 지급된다.

이에 따라 현재 쇼트트랙에서 2관왕에 오른 이정수는 1억7000만원(이하 연금 일시불 포함),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 1, 은메달 1개를 따낸 모태범은 9450만원, 금메달을 거머쥔 이상화는 6500만원을 받게 됐다.

여기에 이들은 앞으로 매달 10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포상금과 연금에는 세금도 붙지 않으니 꽤 많은 액수를 받는 셈.

하지만 이 정도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몇몇 프로 스포츠 스타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994년부터 17년 째 활약하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

그는 2002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뛸 때 연봉으로 1120만 달러(약 130억원)를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소 탱크' 박지성.

프리미어리그는 연봉을 공식 발표하지 않지만 지난 1월 박지성이 2012년까지 맨체스터에서 뛰기로 하면서 계약한 연봉은 360만 파운드(약 64억원)로 알려져 있다.

3월 27일 개막하는 2010 프로야구.

이번 시즌에 뛰는 8개 구단 소속 396명(외국인과 신인 제외)의 선수 가운데 1억 원 이상의 억대 연봉 선수는 110명이다.

프로야구 선수의 대부분이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연봉 1억 원 이상이라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돈 쓸 곳이 많다.

방망이나 글러브 등 장비는 각자 구입해야 하니 돈이 들어가고 몸 관리가 필수이니 보약 등 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것저것 떼고 나면 대기업의 중견 회사원과 비슷한 수준.

게다가 40대까지 현역으로 뛰는 선수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프로 야구 선수의 정년은 30대 중반.

자유계약선수(FA)가 돼 해외로 진출하거나 연봉 대박을 터뜨리지 않고는 경제적으로 여유를 느끼며 운동만 할 수 있는 선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내 스포츠를 통틀어 운동만 하면서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선수는 몇 명이나 될까.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체육 전문가들은 100여명 안팎으로 본다. 그중에서도 '재벌급 스포츠 스타'는 20여명 선.

800만분의 1의 확률로 결정된다는 로또 1등 당첨자. 이런 로또 1등 당첨자도 매년 200명 넘게 나온다.

이렇게 놓고 보면 '부자(富者)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힘든 일이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