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먹이는 밥이라 생각하고 만들죠.’ ‘1박 2일’ 대식구를 먹여 살리는 밥차. [사진제공=KBS]
□ 밥차부부가 말하는 ‘1박2일’
“굶는 거 보면 몰래 먹이고 싶지요.”
‘1박2일’의 촬영 장소가 결정되면 제작진보다 먼저 현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강호동 이승기 같은 출연진에서 제작진까지 ‘1박2일’의 대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밥차’다.
간단한 기본 반찬은 서울에서 마련해가지만, 출연자와 제작진에게 가급적 갓 조리한 맛있는 음식 등을 먹이기 위해 현지에서 장도 보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들 부부가 ‘1박2일’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제공하는 것은 이틀 동안 먹을 두 끼의 식사. 도착 당일 저녁과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그들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내 새끼 먹이는 밥”이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건강식으로 준비한다.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촬영현장의 명물인 ‘밥차’는 여러 종류지만 전라도 강진 출신인 부부가 운영하는 ‘밥차’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제일 좋아하는 ‘1박2일 전용 밥차’다.
‘1박2일’의 이명한 PD가 “이 밥차는 사실 ‘1박2일’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남극에도 함께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할 정도다.
남편 강승민 씨는 “멤버들이 ‘복불복’에서 져서 가끔 아예 굶기도 할 때 안쓰럽다”며 “제작진 몰래 먹이고도 싶지만 워낙 카메라가 쉴틈없이 계속 멤버들을 따라다녀 그럴 수가 없을 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승민 우연단 부부는 지난 해 9월 영화 ‘해병대’ 촬영 현장에 나가느라 약 1달 동안 ‘1박2일’ 팀과 헤어졌다. 프로그램의 최재영 작가는 당시를 떠올리며 “두 분의 존재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그때 해준 음식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연단 씨는 “한 달 동안 나오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보쌈을 해줬더니 정말 음식물 쓰레기 하나 남가지 않고 다 먹었다. 다들 맛있게 먹으니 오히려 내가 더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