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이정수(왼쪽), 스피드 스케이팅 이상화(가운데), 스피드 스케이팅 모태범 선수. 연합뉴스·동아일보 박영대 기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한국 빙상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가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이들을 수식하는 재치 있는 별명도 덩달아 화제다.
쇼트트랙에서 벌써 2관왕에 오른 이정수는 '귀요미'란 별명으로 불린다. 금메달을 2개나 목에 건 남자선수이지만 얼굴이 작고 하얀데다 말투와 행동도 어린 소년처럼 귀엽다는 뜻으로 이 같은 별명이 생겼다.
이정수가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소감을 밝힌 장면은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나팬들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느릿느릿 말하는 이정수에게 "아기가 말하는 것 같아 귀여워 죽겠다"며 환호했다.
누리꾼들은 이정수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공개한 사진에서 친구들에게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 '깨방정수'라는 별명도 붙였다. 또 특유의 혀 짧은 발음을 가리켜 '혀뚱땡이'(혀가 뚱뚱한 것처럼 어린 아이가 말하듯 발음을 귀엽게 한다는 뜻)라고 부르기도 한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10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하나씩 따내며 국민들을 기쁘게 한 모태범은 '모터범'으로 불린다. 몸에 모터가 부착돼 있는 것처럼 달린다는 뜻으로 생긴 별명이다.
SBS 제갈성렬 해설위원이 거침없이 질주한다는 뜻으로 부른 '야생마'도 모태범을 수식하는 대표적인 단어가 됐다. 모태범은 경기가 끝난 뒤 코믹한 춤을 추는 세리머니를 하거나 솔직한 인터뷰를 해 이번 올림픽의 대표적 스타로 일찌감치 각광받고 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금벅지'라는 별명이 생겼다. 인기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육감적인 허벅지로 '꿀벅지'라는 별명이 생긴 것에 착안한 것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는 이상화의 관련 검색어에 '허벅지' '꿀벅지' 등이 나오는 등 그의 탄력 있는 허벅지가 누리꾼들에게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화는 이 같은 별명에 대해 "최고 단점인 허벅지를 그렇게 불러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다시보기 = ‘귀요미’ 이정수 男 쇼트트랙 2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