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정체성 위기’ 세미나“투명한 심의기준 마련” 지적도
케이블채널 QTV의 오락 프로그램 ‘이판삼판’은 강도 센 벌칙으로 가학성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QTV
한국방송학회 주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후원으로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오락프로그램의 정체성 위기-선정성, 공익성만이 살 길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오락 프로그램의 선정성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종임 동국대 대중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19세 시청가로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선정성은 방송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지난해 ‘루저 파문’을 일으킨 KBS2 ‘미녀들의 수다’는 개인적인 의견과 방송이 수용 가능한 수준 사이에서 차이가 생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지나친 성적 표현이나 가학적인 벌칙, 비과학적인 내용을 담은 오락 프로도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오락 프로그램들이 사회문제를 다루며 공익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약자의 아픔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의철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연예인들이 후진국을 찾아가 우물파기 등 마을지원 사업을 벌이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단비’ 코너에 대해 “가난과 고통을 단순히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인권과 사회변화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