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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본드걸 김연아, 라이벌 물리쳤다”

입력 | 2010-02-25 03:00:00

日 언론 “아사다 완벽” 흥분도 잠시 “역시 김연아”




NYT 1면 장식 세계의 주요 외신 역시 김연아의 마법에 매혹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례적으로 24일자 1면 중앙에 큼지막한 김연아의 사진을 게재하고 피겨 여왕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본드 걸 김연아가 경쟁자들을 물리쳤다”(AFP통신)

24일 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20)가 역대 최고점인 78.50점을 받으며 1위로 올라서자 외신들은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국민적 영웅인 김연아가 매력적인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007 제임스 본드 음악을 사용한 점에 착안해 김연아가 연기 마지막 부분에서 총을 쏘는 듯한 동작으로 일본의 아사다 마오(20)를 1위 자리에서 밀어냈다(shot out)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넷판 메인화면에 김연아의 연기 사진을 올려놓고 “정신적 압박감은 김연아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제목을 달았다. 신문은 현 세계 챔피언인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압박감을 받으며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최대 경쟁자인 아사다가 실수 없이 놀라운 연기를 선보인 바로 직후 연기했음에도 김연아는 “당황하지 않았다”며 그의 대담성을 칭찬했다.

AP통신은 김연아가 73.78점을 받은 아사다보다 4.72점이나 앞섰다며 “월드챔피언이 월드베스트 점수를 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하루 많은 금메달이 쏟아졌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김연아가 몽땅 가져갔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에서 개최된 도요타 청문회를 제쳐놓고 피겨스케이팅에 열광한 일본 언론들은 아사다가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친 데 크게 안도했다. 이날 방송을 중계한 NHK는 “아사다가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고 흥분하다가 김연아가 경기를 마치자 “역시 김연아”라고 찬사를 보냈다. 산케이신문은 “4.72점 차라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며 아사다의 분투를 기원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3일 김연아를 집중 조명한 기사에서 “세계랭킹 1위인 김연아가 한국의 자존심과 희망으로 부상했다”며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한국 반응은 가위 ‘화산 폭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