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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연아’… 첫 점프부터 아사다를 넘었다

입력 | 2010-02-25 03:00:00

점수판 눈길도 안주고 집중첫 점프서 1.9점 앞서가8개 과제 중 1개만 뒤져판정논란 심판 ‘완벽’ 인정





24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 일본의 아사다 마오(20)가 배경음악 ‘가면무도회’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연기가 중반으로 흐를 무렵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펜스 밖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깨를 앞뒤로 움직이고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했다. 아사다에게 시선이 갈 법도 했지만 한 번도 빙판을 쳐다보지 않았다.

아사다가 73.78점으로 자신의 시즌 최고점을 획득하자 박수와 환호가 관중석에 가득 찼다. 하지만 김연아는 전광판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몸 풀기에 몰두했다.

‘강심장’ 김연아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아사다는 시즌 최고점이었지만 김연아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여러 차례 김연아 연기에 석연찮은 판정을 내린 미리암 로리올오버빌러 심판(스위스)이 이번 대회 테크니컬 패널에 포함됐지만 우려를 샀을 뿐 실제론 아무 영향도 없었다. 쇼트프로그램은 크게 기술점수(TES)와 프로그램 구성 점수(PCS·예술점수)로 이루어진다. 기술점수는 총 8개의 과제로 이루어진다. 세 번의 점프와 세 번의 스핀, 스텝 시퀀스, 스파이럴로 구성된다. 이 중 김연아는 아사다의 연기와 비교해 직선 스텝 시퀀스를 제외하고는 점수가 모두 높았다.

○ 8개 과제 중 하나 빼고 모두 앞서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수행점수(GOE·가산점)를 2점이나 챙겼다. 반면 아사다는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9.5점)를 뛰었지만 GOE는 0.6점에 불과했다. 9명의 심판 중 3명이 0점을 주었고 한 명만 2점을 주었다.

두 번째 점프는 김연아와 아사다가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으로 똑같다. 이 점프에서 두 선수의 점프 실력이 확연하게 갈렸다. 김연아는 플립 점프에서 1.2점의 GOE를 받았다. 아사다는 4명의 심판이 ―1점으로 평가하는 등 0.2점의 GOE만 챙겼다. 여기에서 두 선수의 점수차는 1점으로 벌어졌다.

이후 레이백 스핀,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두 선수 모두 레벨 4를 받았지만 김연아가 레이백 스핀에서 GOE를 0.1점 더 받았다. 7번째 과제인 직선 스텝 시퀀스에서 김연아는 레벨 3을 받으며 GOE를 0.7점을 받았다. 아사다는 8개의 과제 중 여기에서 유일하게 김연아를 앞섰다. 아사다는 GOE 1점, 김연아가 0.3점 뒤졌다. 하지만 김연아는 마지막 과제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에서 0.5점 앞서며 기술점수에서 44.7점으로 아사다(41.5점)를 3.2점 차로 제쳤다.

○ 프로그램 구성 점수도 김연아가 최고

김연아는 기술점수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구성 점수에서도 아사다를 앞섰다. 프로그램 구성 점수는 스케이팅 기술, 연결 동작, 연기, 안무, 해석 등 5가지로 나뉜다. 특히 아사다는 프로그램 구성 점수를 잘 받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몇 번의 대회에서 아사다는 기술점수에서는 김연아에게 뒤졌지만 프로그램 구성 요소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김연아를 턱밑까지 추격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김연아는 프로그램 구성 요소에서 33.8점을 받으며 32.28점을 받은 아사다를 1.52점 차로 눌렀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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