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감은 463쪽 분량으로 414종에 이르는 버섯의 생태 사진과 함께 자생지, 외형 특징, 식용 여부 등을 담았다. 이번 조사에서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신종 후보 버섯 1종을 곶자왈(용암 바위가 쪼개지거나 갈라진 지역에 형성된 자연림)에서 발견했다. 신종 후보 버섯은 주황말미잘버섯으로 종명(種名)을 부여했다.
신종버섯 외에 국내 미기록 버섯인 녹두콩나물, 탐라광대, 관음흰우단, 노랑가루송이, 청환각, 구상장미버섯 등 13종을 확인하고 한국명을 부여했다. 구상장미버섯은 무게가 2∼3kg이나 될 만큼 크고 향과 맛이 독특해 식용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다. 한국에서 자생하지만 제주지역에 없는 것으로 보고된 미기록 121종을 추가로 확인해 제주 자생종에 포함시켰다.
버섯은 생태계 유기물질을 분해할 뿐만 아니라 분해물질을 자연에 되돌려주는 환원 역할을 한다. 항암과 성인병 예방 효과 등으로 자원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야생버섯이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소수에 그치고 있다. 도감 발간에는 버섯연구가 고평열, 신용만 씨가 현장 조사 및 연구를 맡고 농촌진흥청 버섯분류 전문가 석순자 씨 등이 참여했다. 고 씨는 “버섯이 나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사례가 많아 조사할수록 자생종을 더 많이 확인할 개연성이 높다”며 “질병을 치유하고 건강을 지켜주는 신물질을 버섯 균사에서 찾게 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