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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한 미남 거지 中日인터넷서 화제

입력 | 2010-02-26 18:02:13

센세이셔널한 중국 미남 거지


'잔뜩 찌푸린 얼굴. 터프하게 헝클어진 머리. 한 손에는 종이 쇼핑봉투를 든 한 남자가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회색 도시의 거리를 걷는다. 나를 매혹하는 그의 깊고 우울한 눈동자…. 그의 정체는 거지.'

최근 중국과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 미남 노숙인의 사진이 화제다.

일명 '샤프한 오빠'라고 불리는 사진 속 남성은 모델 저리 가라하는 패션 감각으로 '가장 스타일리쉬한 거지'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그의 팬을 자처하며 그의 정체를 분석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샤프한 오빠'가 찌들대로 찌든 더러운 손으로 볼 때 진짜 거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단정했다. 적어도 전문 모델이나 배우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샤프한 오빠'의 헤어스타일은 요즘 일본 젊은 남성 사이에서 가장 유행한다는 샤기 컷이다. 의상은 네이비 빈티지의 향연이다. 짙은 청바지에 중고 스웨터를 입고, 그 위에 비슷한 계열의 라이더 재킷, 카디건을 걸쳤다. 추위를 막기 위해 두꺼운 중고 점퍼로 마무리했다.

그의 패션 포인트는 핑크와 레드 색 끈을 꼬아 만든 허리띠. 중국 누리꾼들은 이 허름한 허리띠가 구치와 클롯 한정 수량 브랜드를 믹스 매칭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큐큐 닷컴 등에는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을 연상케 한다', '날선 외모, 길들어지지 않은 스타일은 그가 진정한 모델임을 알려 준다'는 글이 올라왔다. '거지가 나에게 압박감을 주네', '노숙자에게 (외모로) 밀렸다'며 한탄하는 글도 있었다. 거리에서 '샤프한 오빠'를 봤다는 한 누리꾼은 그가 담배꽁초 줍기를 좋아하고 자주 킥킥 웃었다며 다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목격담을 남기기도 했다.

일본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에 출몰한다는 미남 거지.

25일 '샤프한 오빠'의 사진이 중국의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의 명성은 바다 건너 일본에까지 퍼졌다.

그의 사진을 본 일본 누리꾼은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에 '아시아 스타 같다', '미남은 뭘 입어도 빛나네', '벨트 대신에 두른 끈조차 패션으로 보이는 게 미남의 마력'이라는 찬사가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패션의 거리 도쿄 하라주쿠에 출몰한다는 한 미남 노숙인 사진의 올리며 양국 거지 패션을 비교하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