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무조건 복종하는 사회 도요타 왕국은 ‘작은 북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대규모 리콜 조치로 위기를 맞고 있다. 23, 24일 양일간 미국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그동안 고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반성했다. 도요타 측은 리콜 차량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처리하고 품질 개선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세계 1위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듯했다.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는 가속페달 결함이라는 작은 문제에서 시작됐다. 이미 3년 전 미국과 일본에서 가속페달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적이 있으나 당시 도요타는 ‘차량 결함이 아니라 운전상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리고 미지근하게 대응했다. 이때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했더라면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실상은 충격적이다. 최고 수준의 우량기업 도요타가 아니라 월 144시간의 잔업을 요구하고 변칙 근무와 각종 제안제도를 통해 회사에 무조건 복종하는 회사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도요타 본사와 공장이 있는 도요타 시를 ‘작은 북한’에 비유하기도 했다. 세계 여러 기업이 따라 배우기에 열심이었던 ‘도요타 모델’이 이미 오래전부터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었다는 고발이다.
이 책은 이런 도요타의 실상, 어두운 그늘이 드러나지 않고 베일에 가려 있었다고 주장한다. 도요타의 엄청난 광고선전비에 의해 신문 방송 등 매스컴과 책, 인터넷에는 실상이 노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23일자 뉴욕타임스 기사가 오버랩된다. 미국 정부의 감시기구들이 의회와 도요타 간의 깊고 오랜 재정적 개인적 관계로 인해 청문회가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워싱턴에 로비스트 31명을 두고 있고 지난 5년간 2500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것이다.
도요타와 비슷한 생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는 도요타 사태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을 비롯해 세계적인 기업들의 생산 방식은 비슷한 점이 많다. 해외 여러 나라에 자회사 공장 등 파트너를 두고 부품을 조달하거나 위탁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시스템이다. 도요타 사태는 글로벌 기업 모두에 대한 경고나 다름없다.
나사, 그들만의 방식 / 찰스 펠러린 지음·김홍식 옮김 / 440쪽·1만5000원·비즈니스맵
1990년 4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에 쏘아올린 허블 망원경은 반사경에 결함이 있었다. 나사의 최고상인 공로장을 받았던 저자는 이 일로 ‘리더십에 결함이 있다’는 판정을 받고 물러난 뒤 콜로라도대 경영대학원에서 리더십을 연구했다. 이후 다시 나사와 인연을 맺고 나사의 500여 팀에 자신의 이론을 적용하고 있다. 천체물리학자 출신인 그는 “좌표체계를 제대로 찾으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2개의 확고부동한 실체로 변환할 수 있다”며 ‘4차원 시스템과 8가지 행동’을 정리했다. 리더십 유형을 나타내는 4차원이란 △직관과 감정을 중시하는 양육형 △직관과 논리를 중시하는 전망형 △논리와 감각을 중시하는 지시형 △감각과 감정을 중시하는 포용형이다.
리더십 향상을 위한 8가지 행동은 △진심어린 존중을 표현하라 △공통관심사를 말하라 △적절하게 사람들을 포함시켜라 △모든 약속을 이행하라 △현실에 근거한 낙관주의를 표출하라 △100% 헌신하라 △비난과 불평을 삼가라 △역할 및 책임을 분명히 하라 등으로 요약된다.
트렌드 헌터 / 제레미 구체 지음·정준희 옮김 / 272쪽·1만5000원·리더스북
대공황 이전 미국에서 인기 있는 시리얼 브랜드는 ‘포스트’가 유일했다. 1897년 출시된 포스트는 1930년대까지 시장을 지배했다. 대공황으로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자 포스트는 더 많은 사람이 포스트를 찾을 것이란 느긋한 생각으로 광고비를 줄였다. 기회를 엿보던 후발주자 켈로그는 때를 기다렸다는 듯 광고비를 두 배로 늘렸다. 켈로그는 ‘탁! 아작! 펑!(Snap! Crackle! Pop!)’ 같은 톡톡 튀는 광고 문구를 내세워 포스트를 제치고 시리얼의 대명사가 됐다.
미국의 인기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기업이 어떻게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이룰 수 있는지 해법을 제시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