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피크(peak)를 해야 하는가, 플랫(flat)으로도 충분한가’의 차이였다.
중요한 무대를 앞둔 선수들의 부담감은 상상 이상. 특히 자기 능력 이상 혹은 최고치(peak-performance)를 발휘해야만 목표치에 이를 수 있다면 더 그렇다. “35달러를 건 4피트짜리 퍼팅을 할 때 주머니에 단돈 5달러만 있는 경우”라고 압박감을 정의한 리 트레비노(골프 명예의전당 헌액자)의 말이 모든 것을 함축한다.
역도대표팀 김순희(33) 코치는 2000시드니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김 코치는 “‘사실, 그 정도가 안 될 수도 있는데 무조건 금메달’이라는 주변의 기대가 가장 큰 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레너드 코페트가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4할 타자가 나오기 힘든 이유로 꼽은 이유 중 하나도 “나오기 힘든 기록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아사다 마오(20·일본)가 그랬다.
김 박사는 “반면 김연아는 평소에 하던 대로 플랫 연기를 펼치려고 했고, 그것이 결국 역대 최고점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훈련준비가 잘 됐고, 올림픽이라고 해서 특별히 떨리지는 않았다”는 김연아의 경기 후 인터뷰와도 일치한다. 선수들은 훈련 중에도 실전과 같은 긴장상태를 느끼기 위해서 감정유발(induced-affect)을 한다. 일부러 자신을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으로 밀어넣는 연기다. 양궁대표팀이 소음이 심한 야구장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그 예. 김 박사는“김연아가 놀라운 평정심으로 실전에 임하는 것도 훈련 중 induced-affect가 뛰어나다는 증거”라고 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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