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응원 부모, 연아 따라 눈물… “꼬집어보고 싶다”
어머니 박 씨는 김연아가 여섯 살 때 딸을 피겨 선수의 길로 이끈 이후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지만 아버지 김 씨는 박 씨에게 모든 걸 맡기고 ‘외조’만 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대회가 열리는 밴쿠버로 직접 날아왔고 부부가 처음으로 나란히 관중석에 앉았다. 하지만 김연아의 순서가 돌아오자 딸의 연기 모습을 경기장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김 씨는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관중석 바깥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러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지자 다시 돌아와 통로에서 다른 관중의 어깨 너머로 딸의 연기를 봤다.
연기 뒤 북받치는 감정을 간신히 누르고 있는 김연아의 얼굴이 전광판 대형 화면에 비치자 박 씨도 울었다. 김 씨는 복도에 선 채로 흐르는 눈물을 연방 닦아냈다. 박 씨는 “(실감이 나지 않아) 숙소에 들어가서 한번 꼬집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