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래도….” “역시….”
최근 사흘간 1억2700만 일본인은 한결같은 감정 변화를 겪었다. TV 앞에 모여든 일본인의 심정은 기대와 흥분이 초조함으로, 그리고 이내 체념으로 식어갔다.
아사다 마오가 부진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며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를 바짝 추격하자 일본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언론은 앞 다퉈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국민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막상 26일 프리에서 김연아가 완벽한 연기로 세계 최고점을 기록하자 일본 열도는 이내 숨을 죽였다.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하지만 곧이어 등장한 아사다가 실수를 하자 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일본 주요 신문은 이날 아사다가 금메달을 따면 호외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은메달에 그치자 거의 모두 취소했다. 일본 내 한국인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도쿄의 한국인 밀집 지역 신오쿠보(新大久保)의 한국 음식점에선 ‘금 부침개’를 만들어 팔며 ‘金연아의 金메달 획득’을 기원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