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계관 일행 방미초청 리비어 美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그들 짝사랑해서 부른것 아니다… 北 시간끌수록 美 회의론 커질뿐”
“북한은 아직도 달라진 게임의 룰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오면 북한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이야기를 많이 할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좀 들어야 합니다.”
3월 미국 방문이 유력한 김 부상 일행을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함께 미국에 초청한 코리아소사이어티 에번스 리비어 회장(사진)은 지난달 25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우리가 북한을 짝사랑하거나 그 사람들 편을 들어주려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우린 굳은 마음을 가진(tough-minded)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상이 마지막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2007년 3월 행사도 리비어 회장 등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김 부상의 이번 방미에는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 등 5명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이 싫어할 말들이란 어떤 것인가.
―북한은 어떤 상황에서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미국에서 어떤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명확한 사실이다.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의 지위는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 해도 △주한미군 철수 △한미방위조약 철폐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남한과 일본에 대한 확장된 핵 억지력 제공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한국의 주권에 관한 것이며 북한이 전혀 간여할 바가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면 6자회담이 무슨 소용인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일 수 있다. 문제는 재개된 6자회담 목표를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 불행하지만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포기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적은 유지하고 추구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목표다.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생각을 바꾸도록 계속 노력을 할 수 있고 북한이 상황을 다시 평가토록 할 수 있다.”
“이런저런 평가가 있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북한의 뒤꽁무니를 쫓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명확히 했고 북한이 응당 해야 할 일에 대해 선물을 주는 방식을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한 접근법이다. 공은 분명히 북한 쪽에 가 있다.”
―북한의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고립돼 있다. 북한이 걸을 수 있는 길은 더 좁아졌고 선택지도 훨씬 적어졌다. 북한이 전통적으로 해왔던 극한대결과 적대적 행위에 대한 위협은 이제 먹히지 않는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더는 과거 북한의 행동에 반응했던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