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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진 800배 위력… 쓰나미 공포에 태평양이 떨었다

입력 | 2010-03-01 03:00:00

日 50년전 ‘칠레發 쓰나미’ 142명 사망 악몽
200만명 대피… 러시아-필리핀도 한때 대피령




2월 27일 발생한 칠레 대지진은 태평양 연안 국가들을 삽시간에 지진해일(쓰나미) 공포로 몰아넣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북반구의) 파나마에서 일본까지, (남반구의) 에콰도르에서 뉴질랜드까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나라마다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대피소동을 벌이는 등 주말 내내 긴장과 공포의 연속이었다. WP는 “쓰나미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일지는 실제 파도가 해변에 다다르기 전에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태평양 연안국 주민들 모두 불안한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28일 밤 12시 현재 당초 우려와는 달리 대규모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각국 정부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칠레 대지진으로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국가는 일본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28일 오전 9시 30분경 태평양 연안 일부 지역에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는 등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일본 기상청이 일반적인 쓰나미 경보가 아니라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표한 것은 1993년 10월 홋카이도 지진 이후 17년 만이다. 쓰나미 경보기준이 만들어진 1952년 이래 4번째 대형 쓰나미 경보였다.

특히 아오모리(靑森), 이와테(巖手), 미야기(宮城) 현 등 대규모 쓰나미 피해가 우려되는 일본의 동북지역에서는 28개 시에서 10만여 가구의 강제 피난명령이 떨어졌다. 또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 시와 도쿄(東京) 관할의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諸島) 등에는 한 단계 낮은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쓰나미 경보로 태평양 연안 일대의 19개 현 54만 가구, 약 200만 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이처럼 신속 대응에 나선 것은 1960년 5월 칠레 발디비아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후 22여 시간 만에 1∼4m급 쓰나미가 일본 동부지역을 덮쳐 142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는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8일 새벽 총리 관저에 긴급 상황실을 설치하고 쓰나미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공영방송인 NHK는 이날 오전 8시 반부터 TV와 라디오 전 채널을 동원해 하루 종일 긴급 재해방송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현재 이와테 현의 구지(久慈) 시에 1m20cm급의 쓰나미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십 cm급에 머물러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러시아의 태평양 해안지역과 필리핀도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가 해제했다. 이날 러시아는 전날 내렸던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지만 쿠릴 열도에서는 최고 2m, 캄차카 반도에서는 0.9m의 지진해일 피해가 관측됐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쓰나미(Tsunami)란? ::

지진, 해저화산 폭발 등 급격한 지각변동의 여파로 바닷물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 해안까지 밀려드는 지진해일을 일컫는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서부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높이 10∼30m의 쓰나미가 발생해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등에서 약 30만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일본어로 항구(津)를 뜻하는 ‘쓰’와 파도(波)를 가리키는 ‘나미’가 합친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본에서 가장 연구가 활발하다 보니 지진해일을 뜻하는 세계 공용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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