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건물 교민들은 호텔로
정부 관계자는 28일 “칠레 연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티아고 주재 삼성전자 직원인 나모 씨가 산티아고 서쪽으로 770km 떨어진 로빈슨크루소 섬으로 여행을 떠난 뒤 한때 연락이 끊겼지만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성전자 측은 나 씨가 동행했던 한국인 1명과 함께 배편으로 무사히 섬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때 연락이 두절됐던 진원지 인근 콘셉시온 지역 교민 13명도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 이후 연락이 안 된다는 민원이 접수된 김모 씨의 경우에도 진원지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머물고 있어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정부는 칠레에 체류하는 한국 교민 2240여 명 대부분이 무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 장명수 공사(49)는 “새벽 시간 1분 이상 집안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며 집이 무너져 내릴 것 같아 가족을 데리고 손으로 더듬어가며 아파트 건물을 빠져나왔다”며 “대부분 주민들이 건물에서 뛰쳐나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칠레 근무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워낙 지진이 잦은 곳이라 어지간한 지진에는 놀라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달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은 “현재 주요 도시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피해 복구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오전 이용현 참사와 조민호 영사 등 2명을 피해가 가장 큰 콘셉시온으로 급파했다. 임창순 주칠레 대사는 “교민 피해 발생 보고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