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러시아 등에 경보… 칠레 사망자 300명 넘어
지진해일(쓰나미) 파도에 남극부터 북반구 러시아 극동 해안까지 태평양 연안 전체가 공포로 숨죽인 주말이었다. 지난달 27일 오전 3시 34분(현지 시간) 칠레 서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28일까지 칠레에서만 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실종되는 등 총 200만 명 이상이 지진 피해를 보았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27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은 50년 만의 최대 비극”이라며 ‘국가 대재난 사태(state of catastrophe)’를 선포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진원지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 서남쪽으로 325km 떨어진 태평양 해상(해저 59.4km). 산티아고 남부의 제2도시 콘셉시온에서는 동북쪽으로 115km 거리다. 규모 8.8의 이날 강진은 1990년 이후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AFP통신에 따르면 산티아고 국제공항이 폐쇄되고 일부 지역에서 통신과 전력, 가스 공급이 끊겼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콘셉시온 시 당국은 이번 강진으로 붕괴된 건물 아래 100여 명이 매몰돼 있다고 이날 밝혔다. 지진에 이은 해일 탓에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주말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27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태평양 연안 53개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고 하루 뒤인 28일 오후 일본 태평양 연안에서는 1.2m, 뉴질랜드에서는 1.5m 높이의 지진해일 파도가 관측됐다. 쓰나미 여파는 러시아까지 이어졌지만 PTWC는 이날 오후 늦게 태평양 연안국들에 대한 쓰나미 경보를 모두 해제했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칠레 연안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한국인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칠레 피해 복구를 위해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