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술 가진 천안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작년 10회 입찰 모두 1등3D로 찍는 것보다 경제적
이 회사는 최근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캣츠 앤 독스 2: 키티 갤로어의 복수’의 컨버팅 작업을 수주했다. 지난해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의 컨버팅 입찰에 10번 참여해 전부 1등 통보를 받았다. 전 세계 영화사와 방송사에서 컨버팅 요청이 쏟아지면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50여 명이던 직원을 200여 명으로 늘렸고 올해 말까지 3100명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 “기계가 사람의 감 대신할 수 없어”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시 충남테크노파크에 자리한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를 찾았다. 직원들이 대형 모니터 앞에 앉아 컨버팅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전용 프로그램에서 영화의 한 장면을 정지시켜 놓고 원근을 계산한 뒤 가상공간에 새롭게 입체 디자인을 했다. 예를 들어 화면의 앞에 있는 인물은 가까워 보이고 인물 뒤 전등은 멀리 보이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각 프레임을 일일이 변환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하루를 꼬박 매달려도 몇 초 분량만 컨버팅할 수 있다. 100분짜리 영화 한 편을 컨버팅하는 데는 300명이 3개월을 들여야 한다.
성영석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 대표(사진)는 “사람의 손을 일일이 거치지 않는 자동 컨버팅 기술도 나와 있지만 기계가 장면의 ‘깊이감’을 계산해서 디자인해도 사람의 감(感)은 따라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시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에서 직원들이 3D 컨버팅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영화 각 장면의 원근감을 따져 입체 공간에 새롭게 디자인하는 작업이다. 사진 제공 스테레오픽쳐스코리아
이와 달리 3D 컨버팅 방식은 모든 종류의 2D 영상을 입체화할 수 있다. 비용도 실사 방식보다 적은 분당 5만 달러(약 5800만 원) 정도여서 아바타를 2D로 찍고 나서 3D로 컨버팅했다고 가정하면 3D 작업에 810만 달러(약 93억9600만 원) 정도만 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바타의 실제 총제작비는 약 5억 달러에 이른다.
10여 년 전부터 3D 컨버팅 기술에 매달려온 성 대표는 “지금은 컨버팅 하청업체 형태지만 장기적으로 3D 콘텐츠 기업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