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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벌떼농구’의 힘 누가 막으랴

입력 | 2010-03-04 07:00:00

KCC에 완승…팀 창단 최다 9연승…삼성, 이승준 앞세워 KT&G이겨




연승보다 더 큰 희망을 본 9경기였다. 창원 LG가 ‘벌떼 농구’의 힘으로 창단 이후 최다인 9연승을 달렸다.

LG는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프로농구에서 문태영(28점·10리바운드), 조상현(14점), 전형수(11점·4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전주 KCC를 89-80으로 꺾었다. 이로써 LG는 1997∼1998시즌에 기록한 팀 최다연승(8)을 넘어섰다. LG의 연승 성과는 단순히 9라는 숫자 안에 갇히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올 시즌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온 ‘에이스 의존도’를 경감시켰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연승 전, LG가 마지막으로 패(69-89)했던 지난달 10일 안양 KT&G와의 원정 경기. LG는 이 경기에서 ‘문태영의 함정’을 철저히 노출시켰다. 문태영이 KT&G의 협력수비에 막히자, 다른 LG 선수들까지도 마땅한 공격루트를 찾지 못했다. 철저한 상대분석으로 무장하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큰 약점을 잡힌 셈이었다.

하지만 이후 LG의 연승과정에서는 문태영 뿐만 아니라 이외 선수들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상현(34)은 LG 강을준(45) 감독이 “(이름값을 잊을 정도로) 좋은 치매가 걸렸다”고 극찬할 정도로 적극적인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수비가 잘되면, 공격도 살아난다는 것은 농구의 진리. 특유의 외곽포까지 팀에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주전자리를 꿰차며, 수비5걸에까지 이름을 올렸던 기승호(25)는 문태영의 등장으로 시즌 초반 자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아져) 1·2라운드까지는 나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1일 대구 오리온스전에서 3점슛 2개 포함해 15점을 올리는 등 당당히 팀의 주축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어차피 프로는 실력대로 출전하는 것이다.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는 당찬 말로 무장하고 있다.

강 감독은 “전형수(32)도 박빙의 승부에서 경기 조율을 잘 해내고 있다”고 평했다. 3일 경기에서도 전형수는 승부의 분수령에 된 3쿼터에서만 9득점·2어시스트를 올리며, 한때 62-44의 리드를 이끌어 냈다. 동료들의 분전은 문태영에게도 무언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강 감독은 “동료들이 잘 넣어주니까 문태영이 시즌초반보다 빼주는 패스가 훨씬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문태영의 화려한 개인기까지도 조직력 안으로 흡수된 모습이다.

LG(34승19패)는 이날 승리로 KCC와 함께 공동3위로 올라섰다. 플레이오프를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을 강 감독은 “지금처럼만 하면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잠실에서는 서울 삼성(26승26패)이 KT&G를 85-75로 꺾었다.

창원|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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