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에 완승…팀 창단 최다 9연승…삼성, 이승준 앞세워 KT&G이겨
연승보다 더 큰 희망을 본 9경기였다. 창원 LG가 ‘벌떼 농구’의 힘으로 창단 이후 최다인 9연승을 달렸다.
LG는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프로농구에서 문태영(28점·10리바운드), 조상현(14점), 전형수(11점·4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전주 KCC를 89-80으로 꺾었다. 이로써 LG는 1997∼1998시즌에 기록한 팀 최다연승(8)을 넘어섰다. LG의 연승 성과는 단순히 9라는 숫자 안에 갇히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올 시즌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온 ‘에이스 의존도’를 경감시켰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연승 전, LG가 마지막으로 패(69-89)했던 지난달 10일 안양 KT&G와의 원정 경기. LG는 이 경기에서 ‘문태영의 함정’을 철저히 노출시켰다. 문태영이 KT&G의 협력수비에 막히자, 다른 LG 선수들까지도 마땅한 공격루트를 찾지 못했다. 철저한 상대분석으로 무장하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큰 약점을 잡힌 셈이었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주전자리를 꿰차며, 수비5걸에까지 이름을 올렸던 기승호(25)는 문태영의 등장으로 시즌 초반 자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아져) 1·2라운드까지는 나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1일 대구 오리온스전에서 3점슛 2개 포함해 15점을 올리는 등 당당히 팀의 주축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어차피 프로는 실력대로 출전하는 것이다.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는 당찬 말로 무장하고 있다.
강 감독은 “전형수(32)도 박빙의 승부에서 경기 조율을 잘 해내고 있다”고 평했다. 3일 경기에서도 전형수는 승부의 분수령에 된 3쿼터에서만 9득점·2어시스트를 올리며, 한때 62-44의 리드를 이끌어 냈다. 동료들의 분전은 문태영에게도 무언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강 감독은 “동료들이 잘 넣어주니까 문태영이 시즌초반보다 빼주는 패스가 훨씬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문태영의 화려한 개인기까지도 조직력 안으로 흡수된 모습이다.
LG(34승19패)는 이날 승리로 KCC와 함께 공동3위로 올라섰다. 플레이오프를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을 강 감독은 “지금처럼만 하면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잠실에서는 서울 삼성(26승26패)이 KT&G를 85-75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