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 아이돌그룹 누가 더 힘들까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 다른 성(性)을 갖고 태어나 다르게 살았으니 사고방식도, 사물에 대한 느낌도 다르다. 그래서 작가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기막힌 은유를 바탕으로 책을 냈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현재 아이돌 가수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업계 종사자의 성비(性比)가 남성이 절대적인 만큼, 여성 아이돌 가수의 관리는 그만큼 어려움이 따른다.
멤버 중 누구 한 명이 예쁜 옷을 사면 따라 사야 하고, 한 명이 염색을 하고 나타나면 다 염색을 해야 한다. 식당에서 주문하는 메뉴도 각자 다 다르고, 사소한 요구사항도 많은 것도 이런 ‘질투’의 표현이다.
2008년부터 걸 그룹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숙소에서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여자 매니저를 기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신참 여자 매니저들이 멤버들에게 시달리다 일주일을 못 버티고 야반도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여성들만의 신체 변화도 남자 매니저들에겐 곤란한 ‘관리’항목이다. ‘그날’이 오면 모든 일에 예민하다 보니 난감할 때가 많다고. 특히 생리통은 남자들로서는 전혀 공감이 안 되는 미지의 통증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하다보면 눈치가 생기기 마련. 눈치 빠른 매니저는 ‘그날’이다 싶으면 힘들고 까다로운 활동 일정에서 빼주는 식으로 배려를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