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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350년 전통 약령시, 대구 명물로 키운다

입력 | 2010-03-05 03:00:00

약전골목 일대 리모델링 고품격 한방문화거리 조성
문화지구 지정-조례제정 등 조만간 종합발전계획 확정




지난해 열린 약령시축제에서 시민들이 약전골목에 조성된 ‘약초동산’을 구경하고 있다. 대구시는 약령시를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약전골목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사진 제공 대구시


‘약전골목을 서울 인사동 거리와 같은 지역 명소로!’ 350년 전통의 대구 약령시(藥令市)를 활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중구 남성로 일대 약전골목에 형성된 약령시는 조선시대부터 전국 3대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자리를 잡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한약재 도매업소 위주인 이곳은 한의원 등 일반인이 이용할 만한 업소가 많지 않은 데다 한약재를 소비하고 한방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해 이용자가 줄면서 상권이 점차 쇠퇴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약전골목 내 한의원은 13곳으로 1990년(23곳)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한약방도 35곳으로 1990년(68곳)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대신 약업사는 1990년 25곳에서 현재 80곳으로 크게 늘었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사단법인 약령시보존위원회와 관할 구청인 중구, 대구한의대, 대구경북연구원 등과 함께 ‘대구약령시 종합발전 기본구상’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여성국장을 팀장으로 의료산업과, 관광문화재과, 기획관리실, 도시계획과, 보건과 등 관련 부서가 포함된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 전담팀은 최근 1차 보고회를 열고 대구약령시 발전 기본안을 마련했다. 대구시는 전문가 검증절차 등을 거쳐 되도록 빨리 약령시 종합발전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약령시에 연결된 중앙로가 최근 보행자 중심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돼 이 일대가 활기를 띠고 있고 부근에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건립되고 있어 주변 환경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찾아오는 약령시’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외국인 의료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약령시의 역사적 상징성 등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약전골목 일대를 리모델링 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약전골목은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없어 특색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고품격 한방문화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약령시 동편 진입로에는 관문형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거리모습을 새롭게 디자인할 계획이다. 또 이곳을 서울의 인사동 거리나 대학로와 같이 문화지구로 지정하고, 지역 대표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조례 제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한방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하기로 했다. 대구시 김선대 보건복지여성국장은 “누구나 믿고 살 수 있는 한방상품 등을 전시 판매하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거리로 조성해 지역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